박홍구 작가는 오랜 시간 나무라는 자연 소재를 통해 '버림'과 '비움'을 반복하며 작업의 본질을 탐구해온 공예가입니다. 그는 2011년부터 이어온 '감성이야기' 시리즈를 바탕으로, 2014년부터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기법인 '박홍구 탄화기법'을 개발, 보다 깊이 있는 조형 세계를 확장해왔습니다.
박 작가에게 있어 오브제는 단순한 결과물이 아닌, "비움의 최종 과정으로 남겨진 것(What is left)"입니다. 이 철학 아래 그는 디지털 디자인 도구에 의존하지 않고, 손으로 나무의 물성을 직접 느끼며 작품을 완성합니다. 나무 고유의 결을 살리고, 빛을 흡수하는 깊은 검정을 구현하는 그의 탄화기법은 단순한 색채의 재현을 넘어선 감각적 경험을 이끌어냅니다.
특히 최근에는 검게 그을리고 번져가는 표면 위에 자연스럽고도 우연적인 무늬를 드러내며, 인위적인 페인팅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풍부하고 절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대표작인 '감성의자' 시리즈를 비롯하여, 거울, 테이블, 모빌 오브제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온 그의 작업은, 매번 나무라는 재료의 잠재력을 새롭게 환기시켜 줍니다.
박홍구 작가는 "완벽함보다 진정성"이라는 가치 아래, 손의 감각과 자연의 흔적이 깃든 조형 언어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일상 속에서 사용되는 공예를 넘어, 사유와 정서가 깃든 예술 오브제로서 관객과 깊은 교감을 나눕니다.